국창 박동진이야기

<적벽가 1집>(박동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2-01-19 17:07

본문

○제작/기획사: 스타맥스미디어/사운드스페이스
○발매연도: 2002년
○곡목 및 연주자

CD1 :
1. 도원결의 대목 - 5'59" 2. 삼고초려(1) - 15'06" 3. 삼고초려(2) - 16'37"
4. 박망파싸움 - 16'31" 5. 장판교싸움 대목 - 11'36" 6. 자룡이 아두를 구하는 대목 - 8'09" 총74:09
 
CD2 :
1. 현덕과 공명 만나는 대목 - 13'48" 2. 공명설전대목 - 14'41" 3. 공명이 십만개 화살을 구하는 대목 - 7'03"
4. 조조진영 잔치하는 대목 - 8'15" 5. 군사설움(1) - 10'13" 6. 군사설움(2) - 10'16"
7. 조조가 군사정비하는 대목 - 7'30" 총 71:59
 
* 소리: 박동진 북:김동준 녹음 : 1974년 
 * 카셋트의 복각음반으로 처음 선보이는 박동진 명창의 완창 적벽가 CD음반. 모두 4장으로 2장 묶음 2세트로 출반되었다. 음반 표지에 창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제작사에 연락은 했는데, 다시 인쇄할지는 모르겠다.(2002년 8월 18일)
* 이 음반은 2006년에 CJ Music(CMCC-0733)에서 똑 같은 음반 표지로 재출반되었습니다.2집도 나왔다.(2006.12.31) 
 
1. 판소리 <적벽가>
판소리 5바탕 가운데, 적벽가의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재미나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소리꾼을 대할 때 처음에 묻는 말이. '적벽가를 부를 줄 아십니까'라고 존대를 하고는 '춘향가를 부를 줄 압니까', '심청가를 부를 줄 아시오', '수궁가를 부를 줄 아는가', 묻고는 마지막으로는 '흥보가를 부를 줄 아나'하고 하대를 하였다고 한다. 재미나는 이야기일 뿐이다.

적벽가는 원전인 중국소설 <삼국지연의>를 각색한 작품으로 전래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다른 판소리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위나라, 한나라, 오나라의 삼국시대에 조조와 유비와 손권이 서로 싸우는 내용으로, 적벽강에서의 싸움과 그 앞뒤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인데, <삼국지연의>를 그대로를 옮긴 것이 아니고 원전에도 없는 우리식 이야기가 절반이나 포함되어 있다. '군사설음타령', '새타령', '장승타령', '군사점고' 대목 등은 소설의 원전에도 없는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삼국지연의>가 언제부터 판소리로 짜여 소리로 불리었는지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왕조 순조 때에 송만재가 쓴 “관우회”라는 글에 적벽가가 판소리 열두 바탕 중의 하나로 꼽힌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영조, 정조 무렵에는 적벽가가 판소리로 불렸으리라고 짐작된다.

판소리 적벽가는 내용으로 보아 삼고초려, 장판교 싸움, 군사 설움 타령, 적벽강 싸움, 화용도, 이렇게 다섯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바디에 따라서는 장판교 싸움이 없는 것도 있다. 적벽가는 옛날에 '화용도' 혹은 '화용도타령'이라고 하였다. 화용도는 적벽강 싸움에서 패한 조조가 도망가다가 관운장과 맞닥트리는 협곡길이다. 옛날 적벽가는 이 화용도 부분을 위주로 해서 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다.

적벽가를 잘했던 명창으로는, 역대 명창 가운데서도 첫손으로 꼽히는, 순조 때의 송흥록이 있고, 같은 무렵의 모흥갑이 있다. 송흥록과 모흥갑에게 소리를 배웠던 주덕기, 철종 때의 명창으로 서편제 소리의 시조로 꼽히는 박유전이 있고, 같은 무렵의 박만순이 있다. 그밖에도 정춘풍, 김창록, 서성관 들이 적벽가를 잘해서 이름을 떨치었고, 고종 때에는 박상도, 조기홍, 박기홍, 송만갑, 유성준, 이동백, 김창룡이 적벽가를 잘 불렀다고 알려져 있다. 그 뒤로는 장판개, 조학진, 그리고 임방울, 김연수, 강장원, 박봉술, 정권진 등이 적벽가를 잘 불렀으며, 오늘날에는 박동진, 한승호가 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다.

적벽가 음반 중 최고로 치는 음반은 1935년 포리돌레코드에서 출반한 <화용도전집>(유성기음반 18매)인데,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조학진, 임소향, 한성준이 참여하였다. 박동진의 적벽가 스승인 조학진의 소리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고음반연구회와 신나라에서 CD로 복각된 적이 있다. 음질은 양호하지 못하다.
 
 
2. 박동진 명창의 <적벽가>
동편제 적벽가로 송흥록 바디의 적벽가는 송우룡을 거쳐 유성준-임방울·정광수와 송우룡을 거쳐 송만갑-박봉술-송순섭·김일구·안숙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정춘풍 바디는 박기홍-조학진-박동진으로 이어지고, 서편제 적벽가로 박유전 바디는 정재근을 거쳐 정응민-정권진·성우향으로 이어지고, 김채만 바디는 박동실-한승호로 전승되고 있다.(이상은 중앙일보사 국악의 향연 참조) 이 외에도 정정렬을 거쳐 김연수-오정숙으로 이어진 적벽가도 있다.
 
박동진이 부르고 있는 적벽가는 정춘풍-박기홍-조학진으로 이어온 적벽가로 21세인 1936년경에 조학진으로부터 적벽가를 배웠다. 김창진 밑에서 심청가를, 정정렬에게서 춘향가, 유성준에게서 수궁가, 박지홍에게서 흥부가를 배웠지만, 충분한 도제교육을 받지는 못하였다. '조학진의 유형', '정정렬의 유형'이라는 소리의 덩어리를 제공받아, 그 소리를 가슴깊이 새겨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소리는 '앞서 이름을 떨친 명창들의 음색, 음길이, 음높이 등을 기억하여 가다듬고 재생해내는 피나는 노력 끝에 스스로 체득한 소리"라는 평을 듣고 있다. 현존하는 적벽가 중 가장 방대한 박동진의 적벽가는 스스로 상당 부분을 짜 넣었다고 보면 정확하다.
 
 
3. 이 음반, <적벽가>
이 음반은 1973년에 박동진이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후, 이듬해인 1974년에 녹음되어, 유니버어셜레코드(음반번호:80720~80725)의 이름으로 6장의 LP음반이 박스물로 출반된 적이 있고, 1988년에는 현대음반주식회사(음반번호:HDT-018~022)의 이름으로 5장의 카세트 테이프가 선보인 적이 있다.
 
LP음반에는 박동진의 사진과 약력이 적혀 있고, 수록 내용은 "<제1집> A면:삼고초려. B면:박망파 전투, <제2집> A면:유현덕 강능피난. B면:장판교 대전, <제3집> A면:공명 동오선비 설전. B면:조조 군사 설움타령, <제4집> A면:칠성단과 동남풍. B면:적벽대전 조조 패주, <제5집> A면:오림 산중 복병. B면:장승타령, <제6집> A면:조조 군사점고. B면:관운장은 조조를 놓아주다."이다. 이 음반은 위의 음원을 확보하여 리마스터링하여 4장의 CD에 트랙을 세분하여 담았다.
박동진의 판소리 녹음은 1967년부터 선보여 1970년대 초반에 녹음된 음반이 많이 보인다. 이는 1973년에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시기와 일치하고 있으며, 최고의 성음을 가지고 있는 50대이다. 1971년에 적벽가 7시간 완창 공연을 처음 시도한 후 1973년에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후 이듬해인 1974년에 이 적벽가(4시간 37여분)를 김동준의 북가락에 녹음하였다. 최적의 시기에 최상의 조건 하에 녹음된 음반이다. 완창으로 소개된 최초의 음반은 1973년에 5장의 LP음반으로 출반된 <충무공 이순신>이지만, <적벽가> 완창으로는 이 음반이 처음이고 유일한 것이다.
 
 
4. 박동진 명창의 판소리 CD음반
1988-89년에 음반사상 불가사의한 '박동진 판소리 대전집'이 SKC에서 출반되었다. 판소리 5바탕을 비롯하여 <예수전>, <배비장타령>으로 음반이 모두 18장이다. 녹음은 1988년 6월 7일부터 7월 16일 사이에 이루어졌는데, 실제 녹음회수는 6회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완창은 <흥보가>, <수궁가>, <예수전>, <배비장타령>이고, <적벽가>, <춘향가>, <심청가>는 일부 녹음이다. 박동진 명창의 전속고수인 주봉신 선생의 북 장단으로 한국음반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녹음이다. SKC에서 출반된 이 음반은 현재 예전미디어를 통해서 대부분 출반되고 있다.

필자가 국악에 입문하여 판소리를 대하면서, 장단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장단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음반 한 장을 기획하여 SKC에 제출하였더니, SKC가 흔쾌히 수락하여 빛을 보게 된 음반이 '박동진 명창의 바탕소리로 듣는' <판소리 길잡이> 음반이다. 위의 박동진 판소리 대전집 5바탕에서 발췌하여 아니리,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엇모리, 엇중모리, 순서대로 눈대목을 싣고, 마지막에는 여러 장단이 섞인 대목을 하나 넣었다. 간략하지만 판소리의 모든 설명을 해설서에 실어 판소리 입문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제작된 음반이다.

지구레코드에서 출반된 판소리 5바탕과 <단가> 음반은 1971년에 LP음반으로 나온 복각반이다. 1991년에 릴마스터 테이프를 찾아 '박동진 판소리 다섯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발췌판이 출반되었는데, 당시에 <적벽가> 마스터를 못 찾아 <단가>음반이 '박동진 판소리 다섯마당 5'라는 부제 아래 출반되었다. 1994년에 지구는 <적벽가> 마스터테이프를 창고에서 찾아 '박동진 판소리 다섯마당 5' <적벽가>를 출반하고, 이전에 출반한 <단가> 음반은 '판소리' <단가>라는 이름으로 재출반하였다. 박동진의 초창기 녹음 음반이다.

1993년에 신나라에서 제작된 <변강쇠가(가루지기전). 광대가>는 1990년 녹음이고, <광대가>는 CD로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1994년 서울음반에서 나온 ''93 일요명인명창 10' <인간문화재 박동진 판소리>-수궁가- 음반은 1993년 9월 19일 국악당 소극장에서 열렸던 공연의 실황녹음이다.

1994년에 오아시스에서 출반된 <가루지기타령> 낱장 3장 CD는 염가반으로 출반된 것으로, 1994년에 삼성미디어에서 '국악대전집'(30CD)의 26-28집과 동일음반이다. 1993년경 녹음으로 북은 주봉신 선생이다. 신나라의 <가루지기전(변강쇠가)>과는 사설이 조금 상이하다.